로마서 15장은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의 결론부로, 강한 자와 약한 자의 연합을 촉구하며 자신의 사역을 변호하고 미래 계획을 밝힙니다. 그리스도께서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위해 오셨음을 강조하며, 바울은 자신이 이방인 사도로서 복음을 전한 여정을 회고합니다. 이 장은 교회의 일치, 선교적 열정, 그리고 바울의 개인적인 계획(스페인 방문, 예루살렘 구제 헌금)을 통해 복음이 어떻게 공동체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의 축복 기도는 로마서 전체의 신학적 정수를 함축합니다.
역사적 배경
로마서는 주후 57년경 바울이 고린도에서 3차 전도 여행 중 기록했습니다. 로마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 신자들로 구성되었으며,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주후 49년) 이후 재편된 공동체였습니다. 15장은 로마서 14장에서 시작된 ‘강한 자’(주로 이방인 신자)와 ‘약한 자’(주로 유대인 신자)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맥락에서 나옵니다.
바울은 자신을 ‘이방인의 사도’로 정체화하며(롬 11:13),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구제 헌금을 마무리하는 중이었습니다(고후 8-9장). 그는 로마를 경유해 스페인까지 복음을 전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롬 15:24, 28). 이 장은 바울의 선교 전략과 교회 일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내며, 구약 인용(시 18:49, 신 32:43, 시 117:1, 사 11:10)을 통해 이방인의 구원이 성경의 약속임을 입증합니다.
절별 해설
- 1:
‘강한 자’는 자신의 자유를 주장하기보다 약한 자의 연약함을 ‘담당’해야 한다고 바울은 명령합니다. ‘담당한다’(βαστάζω, 바스타조)는 짐을 지다, 견디다의 의미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지신 것(마 8:17)을 본받으라는 뜻입니다. 이는 단순한 관용이 아니라 적극적인 섬김을 요구합니다.
- 2:
‘덕을 세우다’(οἰκοδομή, 오이코도메)는 건축하다는 뜻으로, 공동체의 성장과 유익을 위해 행동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바울은 개인의 권리가 공동체의 유익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원칙을 반복합니다(고전 10:23-24).
- 3:
그리스도께서는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않으셨다’(롬 15:3)는 말씀은 시 69:9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자기 부인은 십자가에서 절정에 이르렀으며, 이것이 모든 신자의 모델이 됩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구속의 사건으로 제시합니다.
- 4:
구약 성경이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라는 선언은 로마서 전체의 성경관을 요약합니다. 구약은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는 구속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인내와 위로’는 성경이 주는 두 가지 선물로, 고난 중에도 소망을 갖게 합니다.
- 7:
‘서로 받아들이라’(προσλαμβάνω, 프로슬람바노)는 14:1에서도 사용된 단어로, 공동체 안에서 타인을 환영하고 포용하라는 명령입니다. 그 근거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심’에 있습니다. 교회의 일치는 신학적 교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역에 기초한 실천입니다.
- 8: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역을 두 가지로 요약합니다: 유대인을 위한 ‘할례의 일꾼’(약속의 성취)과 이방인을 위한 ‘긍휼’(자비의 확장). 이는 로마서 1-11장의 핵심 주제인 ‘유대인과 이방인의 동등한 구원’을 재확인합니다.
- 12:
이사야 11:10을 인용하여 ‘이새의 뿌리’(메시아)가 이방인을 다스릴 것이며, 이방인이 그에게 소망을 둘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바울은 구약의 약속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방인에게도 적용됨을 강조하며, 로마 교회의 유대인-이방인 갈등을 해소하려 합니다.
- 16:
바울은 자신을 ‘이방인을 위한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자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으로 묘사합니다. ‘제사장’(λειτουργός, 레이투르고스)이라는 언어는 그의 사역을 예배와 제사로 이해하게 합니다. 이방인의 회심 자체가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한 제물’입니다.
- 20:
바울의 선교 원칙은 ‘그리스도의 이름이 불린 곳’(즉, 다른 사도가 이미 복음을 전한 곳)에서는 일하지 않고, 복음이 전혀 전해지지 않은 지역에서 전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그의 사명이 ‘개척 선교’에 있음을 보여줍니다(고후 10:15-16).
- 24:
바울은 로마를 경유하여 스페인으로 가려는 계획을 밝힙니다. 스페인은 로마 제국의 서쪽 끝으로, 당시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지역이었습니다. 이 계획은 바울의 선교적 열정과 ‘땅 끝까지’(행 1:8)라는 사명에 대한 헌신을 드러냅니다.
- 25:
바울은 예루살렘 성도를 위한 구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헌금은 마게도냐와 아가야 교회가 모은 것으로(고후 8-9장), 유대인과 이방인 교회의 연합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바울은 이 헌금을 ‘섬김’(διακονία, 디아코니아)이라고 부르며, 물질적 도움 이상의 영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 30:
바울은 로마 교회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고 ‘성령의 사랑으로’ 간청하며 기도를 요청합니다. 이는 기도가 단순한 종교 의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연대임을 보여줍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역이 교회의 기도에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 33:
‘평강의 하나님’이라는 축복은 로마서 전체의 결론을 맺습니다. 바울은 로마 교회의 갈등과 분열을 염두에 두고,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샬롬)이 공동체를 온전하게 하기를 기도합니다. 이 축복은 로마서 16:20에서 다시 반복됩니다.
핵심 주제
-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기 부인
- 유대인과 이방인의 연합
- 선교적 열정과 개척 정신
- 기도의 연대와 공동체
- 성경의 약속과 성취
적용
로마서 15장은 오늘날 교회가 어떻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지침을 줍니다. 첫째, 우리는 ‘강한 자’로서 ‘약한 자’의 연약함을 담당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용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을 부인하신 것처럼 적극적인 섬김과 희생을 의미합니다. 교회 안에서 의견 차이와 문화적 차이는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낼 기회가 됩니다.
둘째, 바울의 선교적 열정은 우리에게 복음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이웃과 세상을 향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우리의 ‘스페인’은 어디인가? 직장, 학교, 이웃, 혹은 다른 나라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을 기도로 맡겼습니다(롬 15:30-32). 우리의 선교적 꿈도 기도와 공동체의 지지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평강의 하나님’은 분열과 갈등 가운데서도 교회를 하나로 세우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일치를 누리며, 그 일치를 세상에 증거하는 도구로 살아가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로마서 15장에서 ‘강한 자’와 ‘약한 자’는 누구를 가리키나요?
로마서 14-15장에서 ‘강한 자’는 주로 이방인 신자로, 음식과 날짜에 대한 유대인 규례에서 자유롭다고 여겼습니다. ‘약한 자’는 유대인 신자로, 여전히 율법의 일부 규례(예: 음식 규정, 안식일)를 지켜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바울은 강한 자에게 약한 자의 양심을 존중하고 그들을 세우라고 명령합니다(롬 15:1-2). 이 원칙은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적용됩니다: 우리의 자유가 다른 신자에게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바울이 스페인을 방문하려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로마서 15장에서 바울이 언급한 ‘구제 헌금’은 무엇인가요?
로마서 15:4는 성경의 영감과 유용성에 대해 무엇을 말하나요?
로마서 15장의 ‘평강의 하나님’이라는 축복은 어떤 의미인가요?
로마서 15:33에서 바울은 ‘평강의 하나님’이라는 축복으로 이 장을 마무리합니다. ‘평강’(εἰρήνη, 에이레네)은 단순한 평화나 안정을 넘어,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화해와 샬롬(온전함, 복지)을 의미합니다. 로마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 간의 갈등으로 분열 위기에 있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친히 그 공동체에 평강을 주셔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축복은 로마서 16:20에서 다시 반복되며, 편지 전체의 주제인 ‘하나님의 의’가 공동체 안에서 실현되기를 바라는 간구입니다.
로마서 15장에서 바울이 ‘제사장’이라고 자신을 부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로마서 15:16에서 바울은 자신을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λειτουργός, 레이투르고스)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는 그의 사역을 구약의 제사장 직무에 비유한 것입니다. 구약에서 제사장은 제물을 드리는 자였습니다. 바울은 이방인을 복음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제물’로 보았습니다. 즉, 이방인의 회심과 성화는 바울의 제사장적 사역의 결과이며, 이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입니다. 이 은유는 바울의 사역이 단순한 전도가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예배 행위임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