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7장은 바울이 결혼, 독신, 그리고 성적 순결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장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성은 더럽다'는 금욕주의와 '무엇이든 허용된다'는 방종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결혼을 피해야 할 죄가 아니라 주 안에서의 소명으로 보며, 독신을 더 높은 가치로 제시하지만 결혼을 폄하하지 않습니다. 이 장의 핵심은 '각 사람이 하나님께 받은 은사대로 살라'는 원리로, 모든 삶의 자리에서 주님을 섬기는 데 집중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역사적 배경
고린도는 로마 제국의 주요 항구 도시로,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된 곳이었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이방인 출신 성도들이 많았으며, 그들 중 일부는 과거의 성적 방탕에서 돌아선 후 '성은 본질적으로 더럽다'는 극단적인 금욕주의로 기울었습니다. 반면, 어떤 이들은 '모든 것이 합법하다'(고전 6:12)는 구호 아래 성적 타락을 합리화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7장에서 교회가 보낸 편지의 질문들(고전 7:1)에 답변합니다.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구절은 바울의 주장이 아니라 고린도 교회의 금욕주의적 입장을 인용한 것입니다. 바울은 이에 대해 결혼을 통한 성적 친밀감을 긍정하며, 서로에 대한 부부의 의무를 강조합니다.
또한 바울은 '주 안에서'라는 표현을 반복하며(고전 7:22, 39), 결혼과 독신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소명으로 재해석되어야 함을 가르칩니다. 이는 당시 유대교와 이방 사회 모두에서 결혼을 당연시하던 문화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절별 해설
- 1:
바울이 고린도 교회의 편지 내용을 인용합니다: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일부 고린도 성도들이 주장한 금욕주의적 입장입니다. 바울은 이 주장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후 절들에서 결혼을 통한 성적 친밀감을 분명히 긍정합니다. '좋다'는 말은 도덕적 우월함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익을 의미합니다.
- 2:
바울은 음행을 피하기 위해 각 사람이 자기 배우자를 두라고 명령합니다. '음행'(포르네이아)은 모든 형태의 불법적 성관계를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정하신 성적 친밀감의 유일한 합법적 장소입니다. 바울은 결혼을 '차선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성적 본성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선물로 봅니다.
- 3:
부부는 서로에 대한 성적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라는 상호적 표현은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파격적입니다. 바울은 결혼을 권력 관계가 아닌 상호 헌신의 관계로 봅니다. 이는 에베소서 5장의 '그리스도와 교회'의 비유를 예비합니다.
- 5:
부부는 합의 하에 일시적으로 금식과 기도를 위해 성관계를 피할 수 있지만, 그 후에는 다시 합해야 합니다. '사탄이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라는 표현은 성적 유혹의 현실을 직시합니다. 바울은 영적 훈련을 위해 부부 관계를 금하는 금욕주의를 경계합니다. 결혼 생활의 성적 친밀감은 영적 성장과 양립 가능합니다.
- 7:
바울은 모든 사람이 자신처럼 독신으로 살기를 바라지만, 각 사람은 하나님께 받은 은사가 다르다고 고백합니다. '은사'(카리스마)는 보통 신령한 능력을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결혼과 독신 모두를 포함합니다. 바울은 독신을 더 높은 가치로 보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은사가 아님을 인정합니다.
- 10:
바울은 결혼한 자들에게 주님의 명령을 전합니다: 아내는 남편을 떠나지 말고, 남편은 아내를 버리지 말라. '떠나지 말라'는 이혼을 금지하는 명령입니다. 바울은 이것이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주님의 직접적인 명령임을 강조합니다(마 19:6 참조). 이혼은 창조 질서에 위배되는 예외적 상황입니다.
- 12:
바울은 믿지 않는 배우자와의 결혼에 대해 '내가 말하는 것이지 주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권위를 낮추는 표현이 아니라, 예수님의 직접적인 가르침이 없는 상황에서 사도적 권위로 지침을 주는 것입니다. 믿는 자는 믿지 않는 배우자가 함께 살기를 원하면 이혼해서는 안 됩니다.
- 14:
믿지 않는 배우자는 믿는 배우자로 인해 '거룩하게' 됩니다. 이는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 관계가 하나님의 언약 안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자녀들도 '거룩하다'고 선언됩니다. 이 구절은 유아 세례의 신학적 근거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본문의 직접적 의미는 믿는 가정이 하나님의 은혜의 영역 안에 있다는 확신입니다.
- 17:
바울은 모든 성도에게 '각 사람이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는 원칙을 제시합니다. 이는 결혼 상태뿐 아니라 할례와 무할례, 종과 자유인 등 모든 삶의 자리에 적용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현재의 상황을 부정하거나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섬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 29:
바울은 '때가 단축하였으므로'라는 종말론적 긴박감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의 재림이 임박했기에, 결혼한 자들은 마치 결혼하지 않은 자처럼 살아야 합니다. 이는 결혼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결혼이 영원한 가치가 아님을 인식하라는 뜻입니다. 모든 세상의 관계는 종말 앞에서 상대화됩니다.
- 39:
아내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 매여 있지만, 남편이 죽으면 자유롭게 재혼할 수 있습니다. 단, '주 안에서만'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는 믿는 자와의 결혼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재혼 자체를 금하지 않지만, 신앙 공동체 안에서의 결혼을 권장합니다. 이는 신앙의 일치가 결혼 생활의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핵심 주제
- 결혼과 독신의 은사
- 성적 순결과 부부 의무
- 부르심 안에서의 삶
- 종말론적 긴박감과 상대적 가치
-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결혼
적용
고린도전서 7장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결혼 상태보다 더 근본적임을 가르칩니다. 당신이 결혼했든 독신이든, 이혼했든 재혼했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떻게 주님을 섬길 수 있는가'입니다. 바울은 결혼을 죄로 보지 않지만, 독신이 주님을 섬기는 데 더 자유로울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은사'로 받아들이라고 권면합니다.
오늘날 교회는 결혼을 지나치게 이상화하거나 반대로 독신을 열등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울은 두 길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가치 있음을 선언합니다. 또한 믿지 않는 배우자와 사는 성도들에게는 '그대로 두라'는 놀라운 지혜를 줍니다. 당신의 가정이 불완전해 보여도,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역사하고 계십니다.
결국 이 장은 우리의 정체성이 결혼 상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주 안에서'라는 표현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당신의 삶의 자리가 어디든, 그곳이 주님을 섬기는 제단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린도전서 7장에서 바울은 결혼을 권장하나요, 아니면 독신을 권장하나요?
고린도전서 7장 14절에서 '거룩하게 되었다'는 무슨 뜻인가요?
이 구절은 믿지 않는 배우자와 자녀가 믿는 성도로 인해 '거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는 구원이나 자동적인 성화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혼 관계가 하나님의 언약적 돌봄 안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믿는 배우자의 존재로 인해 가정 전체가 하나님의 은혜의 영역 안에 있게 됩니다. 이는 믿는 자가 믿지 않는 배우자와 이혼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가 됩니다.
고린도전서 7장에서 이혼에 대해 어떻게 말하나요?
바울은 두 가지 경우를 다룹니다. 첫째, 두 사람 다 믿는 부부는 이혼해서는 안 된다고 주님의 명령으로 말합니다(고전 7:10-11). 둘째,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결혼에서 믿지 않는 배우자가 떠나려 하면, 믿는 자는 매이지 않았다고 말합니다(고전 7:15). 이는 '바울의 특권'으로 알려진 예외 조항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기본 원칙은 화해와 유지입니다. 이혼은 예외적 상황에서만 허용됩니다.
고린도전서 7장 36-38절은 약혼한 남녀에 대해 말하나요, 아니면 영적 결혼에 대해 말하나요?
이 구절은 해석이 어렵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약혼한 남자가 약혼녀와 결혼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언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영적 결혼'(성관계 없이 사는 결혼)을 실천하던 고린도 교회의 관행을 다룬다고 봅니다. 바울은 결혼하는 것이 죄가 아니며, 독신으로 지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결론짓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 안에서' 행동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7장 29절 '때가 단축하였으므로'는 무슨 의미인가요?
바울은 그리스도의 재림이 임박했다는 종말론적 긴박감을 표현합니다. 이는 결혼, 슬픔, 기쁨, 소유 등 모든 세상의 가치가 상대화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결혼한 자는 마치 결혼하지 않은 자처럼, 우는 자는 울지 않는 자처럼 살아야 합니다. 이는 현실을 부정하라는 뜻이 아니라, 영원한 가치에 비추어 모든 것을 바라보라는 권면입니다. 우리의 궁극적 소망은 이 세상의 관계나 소유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있습니다.